[인터뷰] 조재호 CSO "베인앤컴퍼니 시니어도 설레게 만든 디어의 인재밀도"

앞서 올렸던 글에서 디어의 물류팀이 어떤 SaaS를 만들고 있는지, 시장에서 일으키고 싶은 혁신은 무엇인지에 대해 소개했었죠?

오늘 디어 인터뷰에서 만나볼 사람은 디어의 CSO이자 물류 사업부를 리드하고 있는 조재호 형입니다.

재호 형은 사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에서 시니어 매니저까지 오른, 탄탄대로가 펼쳐져 있던 사람인데요.

그런 재호 형이 보장된 미래를 박차고 ‘디어’라는 스타트업에 합류한 계기는 무엇일까요?

“컨설팅을 오래 했지만, 결국 내 뿌리는 엔지니어였어. 내 손으로 직접 프로덕트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참을 수 없어서 이직을 결심했지. 무수한 스타트업 가운데 사업 방향성이 일치하고, 인재밀도가 가장 높은 곳이 바로 디어였어.”

이번 인터뷰에선 물류 팀이 어떻게 혁신적인 프로덕트를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낼 수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합류할 팀원에게는 어떤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었습니다. 함께 보시죠.

아 참, 물류 팀에선 지금 11,000곳 주선사를 타깃으로 한 SaaS를 함께 만들어 나갈 프로덕트 디자이너와 프론트엔드 개발자를 찾고 있습니다. 뛰어난 팀원들과 함께 초기 단계의 프로덕트를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고 싶은 분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아래 채용 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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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SaaS와 관련된 핵심 철학을 설명하는 재호 형.

Q. 디어에 오기 전, 재호 형은 어떤 커리어를 쌓아왔어?

아주 간략하게 얘기하면 ‘베인앤컴퍼니’에서 8년 동안 컨설턴트로 일했어. 중간에 대한제분 전략기획팀으로 잠깐 이직하기도 했고, 해외 MBA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결국 커리어의 시작과 끝은 베인이었지.

사실 컨설팅 업계에서는 한 회사에 8년 동안 재직한다는 게 흔치 않은 커리어야. 주니어로 시작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시니어 매니저까지 올라갔거든. 그래서 스타트업으로 간다고 할 때 기겁하고 말리는 사람이 많았어. 가만히 있으면 임원급인 ‘파트너’가 될 수 있는데 왜 위험한 길을 택하냐고.

Q. 그렇게 보장된 미래를 박차고 불안정한 스타트업으로 뛰어든 이유는 뭐였어?

나는 원래 전공이 기계공학이었는데,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면서 컨설팅에 발을 들인 케이스야. 군 복무도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에서 병역특례로 대신했어. 베이스는 ‘엔지니어’라는 얘기지.

스타트업으로 이직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엔지니어로서 손에 잡히는 아웃풋을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야. 컨설턴트로서 몇 달을 밤새워 수백 장짜리 리포트를 만들어 냈지만, 결국 실행은 다른 사람 손에 맡길 수밖에 없거든. 컨설팅을 계속하면서 이제는 내가 실행의 주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확고해졌지.

두 번째 이유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거야. 나는 정년인 60세까지, 그것도 피고용인 신분으로 일하고 싶은 생각은 없거든. 이른 시기에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에, 그것도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얼리 스테이지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나중에는 스타트업에서의 사업 리드 경험을 기반으로 나만의 사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

Q. 그러면 수많은 얼리 스테이지 스타트업 가운데서 디어를 택한 이유는 뭐야?

일단 ‘물류’라는 도메인에 대한 사업 욕구가 있었다는 점에서 디어와 핏이 맞았어. 예전 컨설팅할 때 국내 미들마일 시장을 본 적이 있었어. 엄청나게 큰 시장인데도 아직도 디지털화가 많이 부족하더라고. "디지털화를 통한 개선이 이뤄지면 산업 전반의 엄청난 개선이 이뤄질 수 있겠다!”라는 믿음을 갖게 됐지.

그런데 컨설팅 대상인 클라이언트들에게 아무리 이 사업이 매력적이라고 추천해도, 도무지 설득되지 않더라고. 그들은 이 시장이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는 관점이었어. 또 대기업 입장에선 골목상권 침해 같은 리스크가 불거질까 하는 걱정도 있었어.

답답해서 내가 할까? 이런 생각이 강해지던 찰나에 동은이를 만나게 됐어. 동은이는 킥보드 관제 서비스(SaaS)를 만들면서 B2B 프로덕트에 대한 자신을 갖게 됐고, 그 경험을 이용해 다른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B2B 사업을 추진해보겠다는 생각이 있었어. 서로의 욕구가 일치했고, 내 삶의 다음 여정으로 디어를 택하게 된 거지.

디어의 높은 인재 밀도를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로 꼽은 재호 형.

Q. ‘화물 시장에 디지털 혁신을 가져오겠다’는 공통분모 외에 또 디어에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있어?

물론이지. 디어가 유지하고 있는 높은 인재밀도가 나를 설레게 만들었어.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은 원래 처음 창업될 때는 인재밀도가 높지만, 점점 구성원이 늘면서 그 밀도가 옅어지기 마련이거든. 내 입장에선 어떤 부서의 장으로 스타트업에 합류했을 때,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랑 일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는 얘기야.

그런데 디어에서 같이 일하고 있는 팀원들은 정말 하나같이 뛰어난 친구들이야. 내가 일했던 베인앤컴퍼니, 인재들만 골라 모으는 그런 컨설팅 회사와 비교해도 문제해결력과 같은 측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공동창업자로서 나랑 같이 먼저 사업 방향성을 고민하면서 프론트엔드 개발까지 하는 명균, 배민에서 와서 우리 개발 프로세스와 기반 기술을 완전히 업그레이드해주고 있는 명재가 있지. 그리고 주선 업무 경력 7년 배테랑에 사람을 설득하는 역량을 타고난 원진, 어려운 일들을 엄청 빠른 시간에 혼자서 척척 해내는 은성, 인턴임에도 1인분 이상의 일을 하고 팀이 놓치고 있는 부분들을 스스로 챙겨주는 지원이까지.

이 사람들과 일하면 나도 끊임없이 자극받고, 멈추지 않고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그런 점에서 지금도 디어에 온 것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

Q. 재호 형이 미들마일 화물시장에 대해 얘기할 때마다 굉장히 확신에 차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 그 확신의 근거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

우리나라 미들마일 화물시장에서는 주선사라는 업체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화주와 차주를 연결해주는 중개자, 주선사가 없으면 이 시장이 돌아가지 않거든.

그런데 이들 주선사들이 일하는 방식을 들여다보면, 아직도 굉장히 많은 업무를 기술이 아닌 사람이 직접 처리하고 있어. 화주나 차주와 하루에 100번이 넘는 통화를 주고받아야 하고, 업무 처리도 전산화되지 않은 기억이나 수기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지. 이 부분을 디지털화, 혹은 자동화한다면 당연히 주선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겠지? 나아가 사회 전체적으로 중개 비용이 감소해서 큰 부가가치가 발생할 거야. ‘디지털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몇 안 남은 디지털 혁신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할까?

이 시장의 규모는 33조 원이나 돼. 그리고 굉장히 파편화돼 있지. 주선사의 숫자가 11,000개나 되는데, 평균 연 매출은 15억 원에 불과해. 가장 큰 주선사도 매출 규모가 500억 원밖에 되지 않아. 어떤 거대 선두 업체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하고, 후발 업체가 이를 따라가는 내재적 혁신이 어렵다는 얘기지. 외부 IT 업체들 중에서도 이 시장에 뛰어들어 혁신을 일으킨 회사가 아직 없어.

그렇지만 해외의 사례를 살펴봐도, 주선사의 혁신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봐. 미국에서는 Convoy나 Uber Freight, 중국에선 만방 같은 회사가 이런 혁신에 도전했고, 성과를 만들고 있는 단계야. 우리나라는 우리 디어를 포함해 이제 막 이런 움직임이 시작되는 상황이지. 지금이 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해 볼 만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해.

Q. 그러면 지금까지 아무도 이 화물 시장을 바꾸려고 시도하지 않았던 거야?

사실 시도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야. 미들마일 시장에 디지털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덤벼들었던 기업들이 있는데, 대부분 실패하거나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나는 그 회사들이 실패한 원인이 플랫폼을 만들어 주선사를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공격적인 접근법 때문이라고 생각해.

우리는 주선사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돕는 SaaS 비즈니스로 접근하고 있고, 이 방법이 가장 승산이 높다고 확신하고 있어.

디어 팀원답게, 재호 형도 독서를 굉장히 좋아한다.

Q. 물류팀은 3월에 결성돼서 석 달 만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또 올해 안에 정식 런칭을 할 계획이잖아. 생소한 사업 영역에서 이렇게 빨리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같아. 물류팀이 보여준 ‘속도’의 비결은 뭐라고 생각해?

물류팀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제일 강력한 요소였던 것 같아. 다들 자기 일에 욕심이 가득한 사람들만 모였거든.

일반적인 회사에선 나 같은 매니저가 “이거 굉장히 급한 이슈인데 다음 달까지 마무리하면 좋겠어”라고 말하면, 팀원들은 “그 기한에는 절대 못 한다”고 바로 반대 의견을 내거든.

근데 여기선 내가 제일 보수적으로 일정을 잡는 것 같아. 내가 “다음 달까지 하자”라고 하면, 명균이나 은성이 반응이 어떤지 알아? “형, 무슨 소리야. 이거 다음 주에는 나와야지.”

언제나 “할 수 있어” “얼마 안 걸려” “쉬운 일이야!” 이런 마음가짐으로 무장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까, 밖에서 보기엔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일이 척척 진행된 거지.

또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 보다 효율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업무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토론하는 것. 항상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하는 것. 이런 마인드가 우리 팀이 가진 또 하나의 강점인 것 같아. 무턱대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시간을 갈아 넣는 건 아니란 얘기지. (웃음)

예를 들면, 우린 꼭 해야 할 일과 하면 좋은 일을 나누어 일하고 있어. 반복적인 테스트를 통해 확보한 고객 피드백을 기반으로 우선순위를 판단하지. 최근에는 기존의 스프린트 업무 방식이 불완전한 기획, 개발 속도 저하를 가져온다고 팀이 판단해서 Shape up이라는 제품 개발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기도 해.

Q. 디어의 조직 문화에서 형이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뭐야?

신뢰. 디어는 팀원을 무한 신뢰하잖아. 그게 나한테 잘 맞았던 것 같아. 너도 동은이를 만나봐서 알겠지만, “사람이 이렇게 허술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믿고 맡기잖아. 나는 개인적으로 많은 권한을 위임된 상태에서, 잘 짜인 일이 아니라 불확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하거든.

사실 ‘무한 신뢰’라는 제도 자체만 놓고 보면 나는 중립적인 입장에 가까워.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조직이 엉망이 될 거라고 생각해. 이런 무한 신뢰가 성립하려면 높은 인재밀도가 기반이 돼야 하는데, 디어는 그 전제 조건을 완벽하게 충족하는 상태인 거지. 좋은 사람들이 좋은 기회를 얻어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네.

Q. 그럼 마지막으로 앞으로 물류팀에 합류할 팀원들은 어떤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먼저, 창업에 준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 디어라는 회사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온 스타트업이지만, 물류사업부는 진짜 몇 달 전에 창업된 거나 마찬가지거든. 중간 규모의 스타트업이 가진 자금과 인프라의 도움을 받으면서, 초기 단계의 프로덕트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야. 선임자가 만들어 놓은 프로덕트를 개선하는 작업에 진력이 난 사람이라면, 우리와 함께 일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아.

두 번째는 남들이 풀지 못했던, 풀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풀어 본 경험. 투자자도 그렇게 얘기하거든. “계획은 좋은데요, 그 시장이 그렇게 쉬울까요?” 미들마일 화물시장은 엄청나게 오래되고 엄청나게 보수적인 산업이야. 우리가 성공한다면, 그런 산업을 ‘뚫었다’는 게 그 사람의 가치를 확 높여주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각지에서 굉장히 좋은 사람들이 모였다는 것. 나처럼 컨설팅 경력이 있는 사람도 있고, 창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명균이, 주선사에서 남들의 3배 퍼포먼스를 냈던 원진이 등. 우리 팀에는 지금 평범하게 괜찮은 사람은 하나도 없어. 아주 좋은 사람, 정말 배울 게 많은 사람만 있고, 그래서 같이 일하는 것만으로도 크게 성장할 거라고 확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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